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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지킨 새색시 홍영우

불씨 지킨 새색시

홍영우 글 그림

정신없는 도깨비  딸랑새 신기한 독 에 이어 네번째로 나온 불씨지킨 새색시는


 화가 홍영우 선생님이 함경북도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아이들 시각에 맞게 재


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살려낸 책입니다.


옛날 사람들이 살아가던 모습과 지금은 사라진 옛 갈림살이들을 하나 하나 만나 볼수 


있는 것도 큰 재미랍니다.   지혜로운 새색시의 불씨 지키기 대작전


소꿉놀이처럼 아기자기하레 그려 낸 옛집 풍경과 부엌살림들로 인해 홍영우 선생님의 


동양화가 한층 더 따뜻하고 세밀해 졌습니다. 처마에 매달아 놓은 감이랑 메주,장독대


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옹기,장독에 붙여 놓은 버선,겨우내 때려고 쌓아둔 장작이며 


절구,지게,멱둥구미,멍석에 이르는 살림살이와 닭과 병아리들이 한가롭게 마당을 거


니는 모습까지우리 백성들이 살던 집 풍경을 그대로 살렸지요. 새색시가 불씨를 간수


하는 부엌에도 볼거리가 많습니다.아궁이와 가마솥, 그릇을 가지런히 쌓아놓은 살강


을 비롯해 아궁이 위헤 고이 얹어둔 신주 그릇과 한구석에 놓인 물두멍들은 오래전 할


머니들이 쓰던 살림살이 그대로 입니다.




  성냥이 없던 옛날에는 불을 구하기가 어려웠어. 그래서 불씨를 아주 소중히 여겼지. 그런데,어느 마을에 불씨를 한번도 꺼뜨리지 않고 고스란히 지켜온 집이 있었어.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또 그 할아버지 때부터 말이야 

칠대나 불씨를 이어 온다는 게 아무나 할수 있는 일은 아니지. 그래서 온 동에에 칭찬이 자자했어.이집에 새색시가 시잡을 왔어. 새색시는 시집온 지 사흘째 되는 날부터 부엌살림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불씨 지키는 일도 이어 받았지. 

불씨 지키는 일은 그 집 며느리들이 했거든



저녁이 되자 새색시는 이글이글 타는 아궁이 빨간불을 불씨항아리에 옮겨 담았어 그리고 재를 타독타독 털었지

그래야 불씨가 안 죽고 오래 살거든

이튿날 아침 일찍 새색시가 일어나 부엌에 내려가 보니 불씨 항아리에 담은 불씨가 꺼져 있지 않겠어

아이쿠 이를 어재

새색시는 그만 눈앞에 깜깜해 졌어

대대로 살려 오던 불씨를 꺼뜨렸으니 큰일나게 됐어



 

 

며느리 잘못들어 불이 죽었구나

아이고 이제 우리 집안 망했네

시어머니가 땅을 치면서 울어대니 시아버지가

나서서 라려

불씨가 죽었다고 설마 집안이 망하기 까지야 할까

시아버지는 부싯돌로 불을 켜서

며느리한테 새 불씨를 넘겨 주었어

그날 저녁 새색시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채

불씨항아리에다가 불씨를 깊숙히 집어 넣었다

재도 어제보다 더 무겊게 덮혔지

그러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불씨를 살펴보고 또 살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