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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의 고수를 발견하고


한집 빠짐없이 전단지를 집집마다 배포하기위해 동선을 잘 파악하고

걸어가는데 주의를 기울이게되는 전단지배포 업무수행.

거미줄처럼 언덕길의 좁고 복잡하게 얽힌 골목길에서는 신경을 곤두세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만,대로변 상가 뻥뚫려 네모 반듯반듯한길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걸으며 우편함과 상가문을 열고 던지거가 문의 손잡이에 잘 걸쳐놓으면 됩니다.

그렇게 대로변 상가길을 빠른 걸음으로 걸으며 배포를 하고있는데,

한명의 여성 전단지배포 종사자가 마주 걸어오며 전단작업에 열중하고있습니다. 자신의 맡은일에 최선을 다하며 스카치테이프를 붙여 벽에다

꼼꼼히광고지를 붙이는 행위. 동종 분야에서 활약하는 이로서 무척 반갑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읽혀졌습니다.  경비아저씨 한눈판사이에 경비실 창문에 테이프로 전단지 붙이고 발바닥에 먼지일으키며 도망갈때의 나의 뒷모습을 경비아저씨도 그렇게 아름답게 봐주셨을까. 다시 지나가는 길에 한번 여쭤보고 싶지만 용기가 안나네요. 전화번호라도 알면 전화로라도

물어보고 싶지만 경비아저씨가 설문에 성실하게 응해주실까 하는것도

확실치 않는데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설문사은품 드리는 것도 아니고.


전단지 아저씨와 마주치면 서로 인사도 하고,그쪽은 전단지 장당 얼마받냐 시급제냐 장당 얼마 계산하냐 일당제냐 주급제냐 이것저것 업계의 동향과 ,앞으로 전단지 장당계산가격의 흐름을 나름 예측해 볼수있는 길거리 사교의 장이 되기도 하는데,여자분이라서 그런지 아는척도 않고

그냥 못본채 지나치십니다. 서운하긴 약간 하지만...


오르막 골목을 약간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올랐다 내렸다,평지 골목을 좌로 돌다가 우로 돌다가 한집 빠짐없이 돌리며 걸음을 재촉할때

그 여자분이 붙이고간 전단지 광고를 문득 발견하였습니다.

순간 대문앞에 단지 한장의 보통 전단광고가 아닌, 마치 하나의 설치예술작품처럼, 작가가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켜 그곳에 전시회를 열고있는 듯이 살아서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한장의 전단광고.

그것은 고수의 한수였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며 대문에 접근하여 붙이고 다음 대문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그 움직임속에서도 한치 흐트러짐없이 90도로 각도와 선을 맞춰


배치한 흐트러짐 없는 구조와 위치선정, 스카치테이프를 눌러 세찬 바람에도 무겁게, 쉽게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킨 점혈방식을 응용한 스카치테이프에 대한 압착.

어쩌면 그 여자 고수는 대문에 구멍 뻥 뚫리지 않게 힘 조절을 미세하게

해가며 손가락으로 눌렀을지도 모를일입니다.


와 이런 고수와 함께 같은 구역을 무대로 강호에서 활개를 쳤다니.

조심해야지.

아까 마주쳤을때 여자라고 가볍게 대하며 아는척 하지 않기를 잘했다. 다시 마주치면 옆으로 돌아서 모른척하며 전단지 붙이는 척 피해야겠다. 계속 마주치면 전단지 아르바이트도 오래할일이 못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