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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와 전단지 그리고 찌자라자시자의 역학관계

회와 초밥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먹을 기회가 생기면 기회다 하고 먹습니다. 광어회,우럭,전어,고등어,연어등등 기라성같은 이름만들어도

침이 꿀떡 넘어가는 꿀보다 더 단 회와 초밥, 초밥과 회


그리고,이부리그에서 활약하는것같은 멸치회와 찌라시회

멸치회는 안면이 있는데 찌라시회는 명함은 받아놓은것 같은데 어디서 봤더라 하는 깅가밍가 어렴풋한 느낌의 먹어도그만 안먹어도 그만인데,

그래도 회나 흰밥위에 얹혀져서 나도 초밥이라고 외치고 있으면,

다른 초밥 회 없으면 너무 귀하고 다른 초밥 회 있으면,가끔 젓가락

가져다 손대주시는 속으로는 좋아도 겉으로는 별관심없다는듯 먹어치울만한 그런 정도의 초밥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놈들이라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김밥으로 둘러싸인 공간위에 멸치 몇점이 얹혀진 군함초밥에서의  멸치가 펼치는 맛은 좋아하는 메뉴의 하나라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결국,찌라시만 찌라시 취급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지 않게 비가 내립니다.  전단광고지를 돌리기위해 전단광고가 멋진 사진과 문구로 최대한 고객에게 호소하는 그 전단지의 주제,소재인 한창 건설중인 아파트 현장으로 갔습니다. 지하철시간을 여유있게 맞춰서 그런지 15분정도 일찍 도착하였습니다. 소장님과 몇몇 며칠간 현장사무실에 오면서 눈에 익은 근로자분들이 보입니다. 참을 먹고 이빨쑤시면서

현장에 돌아오시는 느긋한 발걸음의 어르신 근로자들도 보입니다.

비가 조금더 확실하게 오늘 비내린다 하고 확실하게 인식시켜줄 만큼은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출근시간 9시가 지나고 9시10분 9시 20분.

분양담당 하시는 분과 직원이 왠지 안나오십니다. 소장님께 오늘 비오는데 전단광고작업 안합니까. 안하면 오늘 돌아가겠습니다하니까.

소장님이 오전만 조금 비오니 한다고 잠깐기다리라고 하면서 분양담당자님께 전화를 해주십니다.

여보세요 여기 찌라시 왔는데,어떡하지. 그래,그러면 창고문열고 찌라시

줄께 하면서 창고에서 찌라시라 칭해진 광고뭉치를 들고나와 건네주십니다.


순간, 3살때 모짜르트를 듣고 자리를 뜰수없었는데,어른이 되어 무슨 과자를 보고도  3살때의 그 감동과 같이 그 자리를 뜰수없었다는

 유명 음악인으로 보이는 분의 닭살돋는

오래오래전의 티비광고처럼,나도 자리를 뜰수가 없었습니다. 찌라시를 받아 가방에 넣으며

떨리는 손의 미세한 흔들림을 느끼며 한동안 감정을 사무실안의 주위분들 알아채지못하게 추스려야했습니다.


찌라시왔는데!

찌라시 돌리는 사람이 왔다도 아니고 찌라시 왔다.

물론 그 표현이 저표현을 의미하는 보통 흔한 현장의 말일수도 있지만,

그말을 바로 옆에서 듣는 찌라시 입장에서는 듣기가 조금 뭐해서 기분이

찌라시 같았습니다.

물론 항상 웃으며 잘해주시는 소장님이 어떤의미를 갖고 그렇게 말씀하신것은 아닌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훗날 누군가에게 전단광고아르바이트를 시킬일이 생겨서 이런경우처럼 전화를 할일이 생기면,이번 사소한 경험을 

교훈삼아 옆에 아르바이트생 격려하는 의미로 소리 아주 잘들리게 단어철자 발음 한개 한개 또박또박 여기 찌자라자시자 왔는데 하며 크게 말하며 키득키득 웃어줘야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르바이트생의 감동과 존경의 시선을 약간 느껴주는 시간을 갖으면 그걸로 더 바람없이 만족입니다.뭐 바라고 그렇게 배려하는게

아니기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끔 좋은 의도로 행동하고나서 존경받을려고 준비하고 있으면 왠지주변공기가 한겨울 에어컨을 튼것처럼 차가워질때도 있던데,

참 세상의 관계를 맺어가는 데서 호의와 배려에 대한 예기치않은 반응이 돌아올때가 적지않게 발생할때면, 아이러니를 느낌니다.

 인간관계란  복잡다단하여 정말 모를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