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에 분노할줄아는 따뜻한 마음
솔직히 실망
동북지역을 자전거로 달릴때 牛肉汤饭(니우로우 탕판) 羊肉汤饭(양로우 탕판)이라고하여,그러니까 소고기국에 공기밥하나 양고기국에 공기밥하나 하여 5원정도 했었습니다. 소고기국물에 고기덩어리는 하나도 없거나 한두개 소고기국물이라는 증거정도로 있었는데,그게 어찌나 맛있었던지.
시원하게 입안을 축이고 목으로 넘어가며 허기와 피로를 씻어주는 값진 먹거리였습니다. 거기에 밥한공기 말아먹으니...
보통 밥한공기 그냥 더 주시던데.
지앙탕과 함께 동북지역 자전거달릴때 가장 기억에 남는 먹거리였습니다.
홍아줌마집과 더불어 유명하디 유명한 (나한테만?) 정아줌마집에서 그때 그맛을
기대하며 먹는데,솔직히 돈이좀 아까웠다는. 먹은게 몇개월전이라서
그때의 맛을 정확히 표현은 못하겠지만,실망과 함께 그럭그럭 먹었습니다.
청국장이나 다른 음식들 모두 싸고 맛이좋다고 평가를 받는집이지만 소고기국밥은
기대치에 못미쳤읍니다.
아주머니의 아저씨 그러니까 라오궁 또 그러니까 옷또 또또 그러니까 husband가 화를 내면서 들어왔습니다. - 로또생각난다 하나 오늘 사야지-
얘기를 듣고 있자니,몸이 불편한 한국 어르신이 환전을 하는데,조선족 청년이 환전해주는척 하며 냅다 도망쳤다며, 몸이 불편해서 어렵게 빠듯하게 사는 어른의 돈을 그렇게 가지고 도망치다니 하며 분노의 아타까움을 토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주머니도 거기에 같이 안타까워하고,손님으로 온 어느 조선족아저씨도 같이 말을 받고.
듣고 있자니 보고 있자니,몸이 불편한 한국어른에 대한 배려의 마음,옳지 못한 청년에 대한 꾸짖음이 있는,무관심이 아닌 관심을 가진 이들의 주고받는 얘기들에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몇숟갈 남지않은 밥을 많이 남은 국물에 말아 몇쪼가리 남은 고기와 함께 힘차게 마시는데 왜 맛이 갑자기 기막히지. 그얼마간의 시간동안 국물맛이 우러났나.
쪼가리라고 무시한는 듯한 느낌의 단어를 써서 미안하다 고기쭈갈아.
몇개월전에 먹은 국밥인데,지금 소고기국밥하면 너무도 맛있게 먹은 동북의 자전거여정에서 먹은 국밥보다도 어느면에서는 더욱 따뜻한 국밥으로 기억될수도 있게되었습니다. 그릇안에 담긴 국물만으로는 아닌데 모락모락 올라가는 김처럼 조금더 그 연결고리를 이어가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세상참 복잡하기도 하고 기막히기도하고 변화무쌍하기도 합니다.
세옹지마도 조금 너그럽게 해석하면,이러한 변화의 가능성,이것 저것의 환경이 서로 연결되어 다른 의의를 만들어낼수 있다는 옛날교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옹일까 새옹일까